1. 난 왜 추울까?? 아니 맘씨가 영 쌀쌀맞다 이런 게 아니고 20도 중반 날씨에 선풍기 바람 쐬니까 추워 죽것어ㅠ 아직도 회사에 출근하면 히터 켜고 긴팔에 야상 걸침;
남편이 잘 때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 hot sleeper 이라서 그런가 원래 쓰던 침대는 너무 푹신하고 더웠고 지금 침대가 시원해서 좀 살겠다는데… 나는 잘 때 더위란 걸 진짜 모르겠거든.
그래서 요즘 남편은 이불 안 덮고 나는 남편 것까지 극세사 두 개 면이불 하나 덮고 옆에서 열 팡팡 내는 사람이랑 잔다. 한국 여름 삼복 더위 빼고 시골의 그 실크 꽃무늬 덧댄 두툼한 솜이불 덮고 싶은 사람 나야 나 나야 나.
그래서 절충안은 얇은 이불을 네 장 쯤 침대에 널부러트리고 필요한만큼 덮는 것- 한여름 전까지 난 두세 장씩 끌어다 덮고 남편은 거의 안 덮는다. 부부 간의 수면 습관이 중요한 궁합이라던데 우리처럼 둘 다 잠들면 암것도 모르는 잠돼지인 건 궁합이 좋은 거겠…지

2. 이사오면 강아지를 키우자 아니다 고양이다 그렇지만 키우게 된 건 빚 뿐
사실 동물은 내가 재택 하는 날이 줄어서 돌보기 어렵고… 그리고 오빠네가 없을 때 집으로 만두를 데려와 돌볼 예정인데 만두는 외동이라 그런지 뭔지 여튼 그리 사회적인 댕댕이가 아님. 고령의 만두가 다른 동물이랑 같이 있다가 스트레스 받는 걸 보느니…
대신 마당 가득한 식물을 돌보는 재미를 키우기로 했다. 잔디 깎고 잡초 뽑고 잡초 약도 치고 비료 주고 전디 살충제 뿌리고 물주고 가끔 가지치기도 해줘야 하고… 사실 이것만으로도 일주일의 이틀 저녁 정도는 할애해야 함.
마당 식물들을 세어 보니까 종류가 정말 많다. 나무는 소나무 사시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 벚나무 자두나무 사과나무가 있고 그 밖에 아직 잘 모르는 뿌리만 남은 애들 두어 그루. 관목/꽃은 델피늄 원추리 스피카타꼬리풀 팬지 범의귀 백합 패랭이 휴케라 월계화 적작약 모란 나무수국 초롱꽃 금낭화… 등이 꽃이 피었거나 필 예정이라 정체가 확실히 밝혀졌고 돌나물(?) 하우스릭 억새풀 같이 꽃이 아직 안 핀 애들과 또 나머지 아직 모르는 애들. 요것만 잘 유지해도 어디냐 싶어.

잔디밭 유지하는 일이 보통 호사스러운 게 아니다. 노동력이야 내 팔다리니까 빼더라도 매 주 꼭꼭 물 줘야 함. 5-6월에 비가 많이 와서 물값은 아꼈는데 7월 되니까 매 주 물 콸콸이다. 나도 물 아낀다고 샤워 짧게 하는데, 맨 땅에 물을 이렇게 쓴다니… ㅠㅠ
거기다가 잡초 죽인다고 화학 약품 뿌려야 함. 클로버 민들레 엉겅퀴 좀 살면 어때 싶지만 이 동네 눈치가 쫌 그래. 친구 시어머니는 그 민들레를 다 뽑아다 드신다는데 난 그만큼 부지런하지가 않아서 그럴 수가 없네.
게다가 잔디 죽이는 벌레 쫓는다고 살충제 뿌리지. 근데 원래 풀밭의 소유권은 벌레한테 있는 거 아님? 인간은 얹혀가는 주제에… 라는 생각에 뿌리면서 쫌 괴로웠다.
거기다가 꽃 필 시즌에는 얘들 전부 비료 줘야지. 에휴… 자원 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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