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신 차려보니 2월이다 실화냐고. 할로윈 이후로 블로그 방치였네.

작년 할로윈은 아직도 진행형… 정말 시시하고 졸렬한 인간이라 무시했는데 언론과 권력이란 게 무서운 거구나 이렇게 조용하게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2. 11월에 당시 회사에서 4년 차 넘어가던 남편이 이직을 했다.
뭣 때문인지 잠시 우리 분위기가 냉랭할 때였는데 (심각한 건 아니어서 기억이 안 남)
한참 통화를 하고 들어온 남편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하자마자 혹시 어디서 이직 오퍼가 왔냐고 내가 물어서 남편이 깜짝 놀랐다. 네 제가 Psychic 입니다… 가 아니라 그 무렵 남편이 회사에 오만 정이 떨어져있었고 주변에 이직 러쉬가 있길래. 작년의 인플레에도 불구하고 연봉 협상 의지도 없는 미치갱이들이라 미련 없이 이직했다. 아직까지는 문제 없이 잘 다니고 있고 아마 이런 비슷한 일은 한국 가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3. 남편이 이직하자마자 내가 로나코에 걸렸고 덕분에 12월까지 컨디션이 안 좋았다. 병 없어도 건강하고 기운찬 인간이 아니긴 하지만; 냄새 못 맡는 건 진짜 끔찍했고 그 뒤로 내가 하는 음식의 간이 세졌다. 여기저기 쑤시고 감각이 둔해지는 게 약간 앞으로 겪을 노화를 미리보기 하는 느낌이었다. 2022년에 흰머리까지 많이 나서 더더욱.

4. 12월 엘에 여행은 예약하고 설레발 치면서 리뷰 엄청 읽고  여행 브이로그 구경하고는 눈 때문에 취소. 10월 말도 11월 말도 12월 말도 눈이 너무 많이 온다… 신나게 눈 치우는 요령만 늘었어.

5. 2023의 첫 달은 만두가 세상을 떠난 달로 기억되겠지. 트위터에도 적었지만… 개는 왜 수명이 짧을까. 별 개쓰레기허접한 인간 나부랭이들은 막 7-80년이나 처살고 있는데.
만두 어릴 때 사진이 내 아이폰 사진첩의 맨 처음 사진이고 또 내 사진첩 지분이 가장 많은 게 만두랑 만두의 인간동생이라 보면 마음이 따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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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는 천둥 번개나 벼락 같은 사람이다. 벼락 같은 축복 그런 게 아니고 성질이 급하고 목소리가 크다는  거. 나는 그걸 대충 반쯤 닮은 것 같고 동생은 반도 못 닮았다. 아빠를 못 닮아서 그런지 나는 동생이 깊은 바다에 사는 큰 물고기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얘는 문신도 물고기랑 거북이다. 그러고보니2 얘 태몽도 물고기였다. 그런데 우리 둘 다 수영은 못 한다. 아빠는 배운 적도 없는 수영도 선수급이라고 아빠랑 한 때 사귀었던 여자 분이 그러니까 엄마가 그랬다. 학창 시절 아빠는 높이뛰기 선수였고, 씨름도 했었다. 운동선수나 연예인은 빌어먹기 딱 좋은 직업이라고 할아버지가 반대해 포기했지만. 여튼 큰 체격과 목소리로 줄곧 친구들 중 대장 노릇을 했고 공부를 안 해도 시험은 일등이고.
작년에 아프기 전까지 세상에서 아빠만큼 대단하고 뭐든 잘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사실 몸이 아픈 지금도 어지간한 게으름뱅이의 다섯 배 쯤은 빠르다. 뇌경색에 수반되는 기억력 감퇴조차 그 나이에 그 정도도 기억력이 안 흐려지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싶을 정도라. 아빠가 쓰던 단어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한탄하는 옆에서 아픈 곳 없이도 단어를 기억을 못하는 젊은 나와 그 단어의 존재조차 모르는 더 젊은 동생이 머쓱하게 앉아있는 2 주 였다. 남편까지 우리 셋이 무슨 얘기를 해도 그 업계를 알고 있거나 그 업계를 아는 사람을 안다. 아빠가 나이 들고 아파서 약해진 지금도 어떤 면에서는 젊은 시절의 천둥 같던 아빠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다행스럽단 마음이 요즘에야 든다. 어릴 땐 참 싫었는데.

2. 살림도 다 못 채워넣고 정리 안 된 어수선한 집을 둘러본 아빠가 우리를 다소 한심해했다. 아 우리 한창 바쁜 맞벌이 부부라고… 해명을 시도해도 맞벌이 주말 부부로 애를 둘이나 키운 사람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지.
아빠는 우리 집 마당을 마음에 들어했지만 과실수는 가지치기를 해야 하고 울타리에는 나무를 더 심어야 하며 데크 위 플랜터를 치우고 새로 갈아낸 다음 새로 스테인으로 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아빠가 다 해치운다는 얘기다.
우리 집 거실은 두 개 아니 지하까지 세 개인데 가구는 1층 거실에만 쇼파 둘 티비 둘 이라는 이상한 구성을 한 상태였고 아빠는 대체 집을 이렇게 엉망으로 해놓고 어떻게 사냐며, 응접실엔 의자와 식물을 놓고 윗층으로 큰 티비랑 쇼파 하나를 옮겨야겠다고 했다. 이것도 아빠 돈으로 아빠가 하겠다는 얘기다.
2주 동안 하루 꼬박 걸리는 국립 공원 두 군데와 시내 공원 두 군데 방문, 친지와의 저녁식사 두어 번, 여러 쇼핑몰 구경과 틈틈이 외식까지 하면서 이 모든 것을 다 끝내고도 심지어 시간이 남아서 우리 차고 정리까지 아빠가 다 했다. 어차피 이 세상에 아빠 맘에 들게 아빠 속도로 일을 할 수 있는 인간은 아빠 뿐이라서 난 그냥 필요하다는 물건이나 찾아줬다. 내 집이니 내가 하게 두라는 말을 안 먹힌다 이미 이사 4달 차에도 여전히 갓 이사온 듯한 꼬라지인 걸 보인 다음엔. 그나마도 집에 없는 게 많아서 사다가 날랐다. 동생은 그 짧은 시간에 여기 존재하는 모든 공구전 체인을 골고루 다 가봤고 집 근처 지점은 그새 길도 외웠다. 나야 그 중 일주일은 출근을 했으니 탈출이 가능했지만 동생은 꼼짝 없이 붙들려 아빠의 일처리에 콩알마냥 달달 볶였음.

퇴근 할 때마다 집이 바뀌는 걸 목격한 남편은 동생 용돈이라도 주라며 딱해하고 동생은 형이 퇴근해도 쉬지 못하고 아빠 일 하는 주변에서 안절부절 하는 걸 보며 안타까워했다. 동생이는 결국 여기서 받은 용돈과 내 카드로 쇼핑을 꽤 쏠쏠하게 (정도가 아니라 백 만원 쯤;) 해갔고 남편은 자기는 한 해가 다 가도 못할 만큼의 일이 끝난 집에 살게 됐고 아빠는 본인 마음 내키는 만큼 넓은 전원주택 가꾸기에 열중할 수 있었으니(…) 결국 우리 모두 윈윈이라고 나 혼자 뻔뻔하게 우겼다.

3. 동생이 아들이라 조부모님들에게 더 대접 받고 귀애받은 것들을 기억하지만 나이 차가 나는데다 내가 손녀 중 가장 예쁨 받은 축이라 딱히 서러울 것은 없었다.
부모님은 아직 전통적인 성역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세상이 바뀌는 것을 알고 있고 그 눈치를 좀 보는 편이고.
언젠가 엄마가 아빠가 너만 너무 예뻐해서 동생에게 눈치가 보여 동생한테 부러 더 잘 해줘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게 과장이 조금 섞였다고 생각했거든. 그래도 아들, 그것도 세상 귀한 늦둥이 아들인걸.

근데 이번 방문에서 느꼈다… 아빠는 확실히 나를 좀 어려워하고 (나이차를 감안하면 동생이 결혼할 즈음엔 물질적인 지원의 양은 따라잡겠지만)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내게 훨씬 더 투자를 많이 했고 또 해주고 싶어한다. 내가 워낙 손 쓰고 몸 쓰는 일을 안 해봤으니 안 시키고 싶어하고, 더 정확히는 공부로 먹고 사는 애는 몸 쓰는 일을 시키기 아깝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가족끼리 무거운 걸 들 일이 있을 때면 으레 느이 누나가 어떻게 저런 걸 하느냐 네가 해야지, 한다. 뭐 체격차가 워낙 크고 동생이 손재주가 있긴 하지만 손재주 없고 우리 집에서 제일 작은 엄마가 힘을 쓸 때는 안 그러니깐.
동생은 우리 집에서 낮에는 아빠가 시키는 일을 하고 저녁엔 상 차리고 설거지를 했다. 내가 설거지를 하면 아빠가 동생이가 꼼꼼히 설거지도 잘 하는데 네가 무슨 설거지까지 굳이 하느냐고 했다.

근데 내가 나중에 동생 집에 가게 되면 과연 나한테 동생이 한 만큼의 집안일을 하거나 사소한 뒤치닥거리를 시킬까…? 내가 한다고 나서면 모를까 절대 아닐 거 같아. 그러니까 동생이 힘들다면 내가 같이 사업을 하거나 돈을 보태 줄 궁리를 하는 건 상상이 되는데 내가 누나라고 얘 집에 가서 자잘한 살림을 도와준다던가 하는 거는 상상이 안 돼.
보통 여자 형제랑은 반대로 내가 가진 게 일종의 가상장남의 지위인 듯 하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 남편이도 마침 얌전한 며느리 상에 (…??) 부합하는 사람이네.

+ 동생은 지 입으로 내가 원래 엄마아빠 말을 잘 듣는다고, 가끔 짜증은 내도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잘 한다고 한다. 나같으면 아빠 닥달에 언성 높히는 불효 한 번 저지를 텐데. 실제로 20대엔 저지르기도 했고.
엄마 아빠는 내노라 하는 쌈닭이고 나도 일단은 화를 잘을 안 내지만 한 번 발동 걸리면 숨기지를 못 하는 편인데 어떻게 동생같은 돌고래 같은 대형순둥귀요미가 태어난걸까? 우리 집 최고의 인성 아웃풋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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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탬니 생일.
그리고 어제는 남편 생일.
…순서가 중요한 건 아니니깐여.

이런 날들은 대개 설렁설렁 챙기는 사람들인데 만난 세월이 세월인지라 기념일이 이미 많다. 생일, 연애 시작한 날, 혼인 신고한 날 그리고 결혼 기념일. 발렌타인스랑 크리스마스는 저 기념일이랑 같이 대애충 묻어간다.

뭐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내 생일에 남편 먹고픈 걸 먹고 남편 생일 메뉴는 내가 고르고는 함 그래서 몇 년을 벼르다… 는 너무 과장이고 몇 번 시도하려다 못한 레스토랑에 갔지. 일본식 파스타집.

생일자인 남편이 에피만 먹고는 아 양에 비해 비싼데? 하더니 카레돈까스까르보나라 (그렇다 이태리식당인데 일본식이다) 메인을 먹어보고는 이 동네에서 먹어본 돈까스 중 제일 맛있다고 했다.
한 입 얻어 먹어보니 돼지고기가 아주 살살 녹아. 까르보나라도 수란을 톡 띄워주는데 간이 딱 고소짭짤 맛있다. 아 역시 찾아온 보람이 있어.
나는 랍스터랑 연어가 실하게 들어간 해물 파스타였는데 나쁘지 않았다만 역시 이동네에서 여름에 해물은 아니라는 생각도 살짝.

이번 생일은 케이크도 없었네… 이쪽으로 이사하고 나니까 동선 안에 맘에 드는 베이커리가 없음 ㅠㅠㅠ 내가 차리지 않으면 안 생길 듯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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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심

애초에 투자로 한 몫 크게 벌어보겠다는 뜻은 없다. 우리는 로또도 안 사고 마트 경품 추첨도 응모 안 해. 해봐도 라면 한 봉지 당첨이 안 되더라… 결국 내가 벌어온 돈만 내 돈이다 요런 마인드란 말.

근데 이동네 주택 시장이 연말부터 미쳤거든요. 미국 버블만큼은 아니지만 옆 주 대도시들은 월급쟁이가 모아서 살 수준을 지나버려서, 이제는 그나마 벌어서 집 살 수 있는 이 동네로 그 돈이 몰린대.

내가 아 이제 주택으로 가야지 생각 할 때가 1년 쯤 전이었는데 그 사이 부동산이 15%는 올랐다네? (이 나이에ㅠㅠ) 부모님도움 플러스 자잘한빚털기 플러스 돈안쓰고존버하기 를 해서 집 살 타이밍이 되니까 집값이 이렇게 올랐습니다. 내가 화가 나 안 나?!
도움을 받은 이유는 뭐 역시 우리한테 돈이 없어서고 (…) 그리고 부모님께 약간의 현찰이 생긴 때문. 이건 또 지난 연말 한국 행에서 비롯된 일인데 그건 다른 얘기고 하여튼 주택으로 가려면 돈이 더 필요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주택은 아니고 쪼끄만 타운하우스라서 역시 가격도 쬐끔 올랐지. 이거 팔고 빚 털고 남은 돈으로는 어디 갈래도 갈 수가 없어. 집 한 채 있는 거 팔아도 다시 그 집만한 걸 사기가 어려운 상태… 이마저도 돈 겨우 닥닥 긁어모아 산 거라 사고 난 다음 한동안은 허덕허덕했는데ㅠㅠ
지난 수 년 간 우리가 그랬단 말야 이사비용과 들이는 시간을 생각하면 동네를 업그레이드 하던지 집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아니면 이사하는 거 크게 의미 없다고. 근데 보니깐 가만히 있는 게 더더욱 제일 아주 매니 의미가 없음 (…)
내가 산 이 작고 소듕한 타운하우스가 아무리 새 거고 컨디션이 좋아도 주택 집값 오르는 거 보니깐 그냥 그런 집이라도 주택이 낫구나. 대출이 나온다는 전제 하에 주택 사서 그 대출 갚는 게 낫것다는 결론.

2. 여튼 그래서 집을 헐레벌떡 알아보고 동시에 대출 신청을 시작함. 집값만 오르느냐 이자도 오른다 이거에요… ;-;
그리고 곧 깨달은 건 우리가 생각해둔 동네는 당연히 남들도 좋아하는 동네고 내 눈에 괜찮은 집은 남들도 좋아한다는 뻔한 진리. 안전하고 시내 가깝고 마트 가깝고 비교적 신도시면 20%도 넘게 올랐다. 예전에는 야 이거 다운타운에서 너무 멀지 않냐?? 싶어 내가 안 간다고 했던 곳들도!! ㅠㅠ

그 놈의 집 찾느라고 애도 없는데 학군 지도까지 챙겨봐야 했어 왜냐 학군이 곧 돈이거든. 한국만 그런 줄 알았죠? 여기도 중산층은 자식 교육 생각합디다 어디는 평판 좋은 사립학교가 있고 거기는 좋은 공립으로 배정 받을 수 있고 쩌기는 과학 특화 영재학교고… 어릴 때는 코 앞에 학교가 있어야 하고 애혼자 학교 다닐 나이가 되면 어디어디 학교가 있는 동네로 가면 좋고.

일단 지금 사는 동네 (곧 전철 들어옴), 지금 동네 북쪽 신도시, 지금 동네에서 서쪽. 크게 세 동네 정도 돌아봤는데 다들 인기 동네라 그런지 대부분의 경우 집 보러 가기 전에 아 벌써 팔렸어요 임. 우리가 딱 인기 많은 동네 인기 많은 사이즈를 보고 있으니깐. 마치 수도권 30평대 신축 아파트 찾는 거랑 비슷한 거지.

3. 비딩…은 못함
여기는 경매하듯 내가 이 집에 얼마까지 쓸 수 있다 가격을 적어서 오퍼를 하는데 어지간한 집은 오퍼가 벌써 다섯 개 열 개가 들어와서 비딩 워 를 하고 있음. 운 좋으면 리스트 된 가격보다 훨씬 더 받을 수도 있고, 시장 따라서는 마구 깎을 수도 있다는 거.

남편이가, 역시 이게 돈보다 체면인 한국인인 게 문제인지 개인의 인간성인지 모르겠는데, 자기는 그렇게 경쟁하듯 막 비딩 붙여서 가격 올리는 집은 들어가기도 싫대. (아니 저기요 애초에 우리는 돈이 없어서 못 들어간다고) 그리고 너 같으면 내 집이 핫한 마켓의 핫한 동네고 이걸 윗돈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래비로 줄을 서는데 경쟁 붙여서 젤 가격 높은 걸 고르지 않겠니…? 호옥시 또 나만 뭐 바닥쌍것이라 비싼 물건 사고 팔 때는 가격이 제일 중요하니…? 원래도 이 사람은 매너랄까 양식 같은 걸 좀 따지는 편이긴 하지만 쌩돈이 수 천이 달린 건디??
이 사람이랑 살면서 앞으로도 투기로 큰 돈 벌기는 차암 어렵겠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럴 생각도 없지만 여튼 내 눈 내가 찌르는 거지. 그런 점이 좋은 부분도 있어 적어도 어디 가서 돈 몇 푼 때문에 쪽팔린 짓거리는 안 하고 다니니깐… 사실 뭐 이건 성인이면 안 해야 할 짓이지만…

3. 중개인
집을 보러 다니려고 중개인을 둘 소개 받았는데 한 분은 백인 남자라 남편이 싫대. 남편 남혐 얘기 여기서도 했던 거 같은데 하여튼 이 사람이 남혐 맥스라서 (…) 다른 친구가 소개해준 중국계 여자분이랑 하기로 했다. 일단 여자고 (…) 우리는 아무래도 중국계를 선호하니깐. 전에 썼지만 중국인들 금전감각은 점잖게 체면 따지는 한국인들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생각해보니 그 분이랑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일단 아주머니라서 (ㅇㅇ 편견) 부엌이나 화장실 같이 작지만 잘못 되면 큰 돈 나가는 곳을 다 꼼꼼하게 봐주는 것 같았고.
같은 동양인이다 보니 뭐가 필요한지 중요한지에 대해서 말 안 해도 아는 게 많았다. 혹시 너희 부모님이 풍수 신경 쓰시니 < 이런 질문도 하시고(…) 풍수에 나쁜 현관 문 방향 이 있다던가;?

여기는 계약 시 파는 사람만 양쪽 중개인에게 중개료를 내고, 사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안 낸다. 그리고 구매자 중개인은 대개 구매자에게 선물을 해줘 작게는 상품권 크게는 소형가전 등. 그런데 이 분 덕에 우리가 돈을 아끼게 된 게 고마워서 우리도 선물 하고 이 분은 우리에게 꽃이랑 와인을 준비해 주셨다. 다시 한 번 역시 큰 일은 여자다;!!! 란 걸 느꼈고 다음에도 (집을 살거나 판다면???) 이 분이랑 거래하지 않을까.

4. 가지가지
여튼 우리 남편공주 모시고 집을 보러 다니는데 야 아무리 핫한 마켓이어도 집이 이 꼬라진데 남들 보고 이걸 보러 오라고 하냐?? 하는 집이 몇 채 있었다. 아니 솔직히 많았어. 집 사진 보자마자 이건 뭐 동네 성황당이냐 싶은 집은 아예 보러 가질 않음 자기 살림살이 정돈도 안 하는 사람이 목조주택 관리는 제대로 하겠나 싶어서.
그리고 차고나 화장실에서 담배 뻑뻑 피우는 새끼 누구세요… 너의 가장 큰 재산을 고작 담배로 조지고 싶단 말야??? 사람이 집을 온다고 했음 적어도 탈취제나 방향제라도 뿌리라고 내가 내 남편 담배 냄새도 안 맡는데!!

나는… 최근에야 깨달은 건데 나는 아주 깨끗하고 빤뜻하고 쌔거쌔거인 쌔동네가 좀 별루다? 느슨하고 낡고 조용한 동네가 편해. 대전도 부산도 걩냼같은 새동네보다 구도심 돌아다니는 게 좋더라고; 응 아주 시골사람임
지금 동네도 지어진 지 15년 쯤 됐으니 그리 쌔거가 아닌데도 그 신도시 특유의 그 분위기가 아직 있거든. 그게 나는 싫음. 그런데 오래 되고 안정감 있는 동네는 대개 뭐다? 교통이 좋다. 교통이 좋으면 뭐다? 비싸다. 그리고 오래 된 동네는 집들도 아아주우 오래 됐다.
본토에서 전쟁 한 번 안 겪은 이 나라는 1910년 대에 지어진 목조주택에도 사람이 삽니다… 중개인들이야 이런 데가 로케이션이 최고네 이 시절의 건물 자체가 good bone 이네 하지만 선생님들 양심 어디? 구리 파이프에 나무지붕 부엌 한 칸 실화…?
한 7-80년대에 지어졌어야 아 그때는 인건비랑 자재가 싸서 건물도 내실있게 지었다 예쁘진 앉아도 튼튼하긴 하다- 가 되지 사진만 봐도 떡대 좋은 나랑 남편 둘이 들어가서 허리 펴면 집 바닥이 폭삭 내려 앉게 생겼어 이거야말로 노인학대 아니냐고여ㅠㅠ

일단 이렇게 사진이랑 스펙으로 한 번 거르고 난 다음 집 구경을 가고 간 다음에 맘에 드는 집이 있으면 오퍼를 넣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우리가 좋아하는 집은 남들도 좋아한다니까? 그래서 두 번 연달아 똑 떨어지고 세 번째 만에 우리 오퍼를 받아준 집이 생겼다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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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돌아오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시간은 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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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게 큰 대 자 들어간 큰 일이란 말…

나는 자기 계급에 맞게 투표한 사람들한테는 화 안 나 나라가 어쩌고 정의가 어쩌고 보다 내 주머니 만 원 지키는 게 소중할 수 있으니까.
근데 부모한테 물려받을 것 없는 평범한 월급쟁이가 왜  가능성 없는 미래에 투표하는지는 모르겠어. 그러면 뭐 부자가 되는 꿈이라도 꿀 수 있을 거 같아서? 내 부동산은 오르고 남들은 벼락거지가 되는 게 좋아? 복지로 퍼주는 게 싫으면 여태 본인이 받아 낸 혜택은 토해낼 생각 있어? 여자가 살기 힘든 세상에 남자는 살기 편할까? 정말 뒷일 생각하고 뽑은 거 맞냐고.

꼬박 16시간 채 빡침 상태로 있자니까 영하 20도가 덥다. 남편이는 보드카 마시고 쓰러져 잔다. 평생 3 지지하다 1 뽑고 와서 완전 당한 기분이라고 하더니 에고.

그치 대통 바뀌어도 나라는 안 망하지… 근데 내가 망하지.

+ 허 뽑은 인간들 제발 이마에 새기고 다녀라 피해다니게.
++ 대선에 주가 올리러 나오세요? 잠시나마 딱하다는 생각 한 내가 등신천치머저리임.
+++ 죽기 전에 3번 50% 1번 30% 나오는 선거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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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창피한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 건강에 문제 없는 30대 둘이 올 해 들어 건강보조제를 엄청 먹기 시작했다
네 저는 덩치가 산만한 개쫄보고요 저랑 사는 얘는 구냥 주는 대로 먹는 애입니다… 양잿물도 꿀 타주면 잘 마실지도 몰라…

그 뿐 아니라 약도 원래 과하게 사다놓지. 진통제는 종합 감기약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낮/밤에 먹는 거 따로 있는 거랑 코감기 성분 들어간 거, 그냥 휘뚜루마뚜루 먹는 거), 이부프로펜 계열 (용량 다르게) 그리고 나프록센. 세 가지 하나라도 없으면 가서 사놔야 함
이건 내가 편두통 환자라서 진통제에 집착하는 것도 있어 아프기 시작할 때 안 먹어야 그나마 토할 것 같지 않으니까 ;-;
또 의사 만나려면 운이 좋으면 모를까 보통은 다음 주 쯤으로 예약 잡거나 응급실 가야하는데 노 기저질환 노 큰 병 히스토리 노 고혈압 이면 어지간하면 응 푹 쉬면서 진통제 먹어 ^^ 하는 나라 라서ㅎㅎㅎㅎ 전문의가 아파트 상가 건물에도 있는 나라 출신으로서 미치겠는 부분 근데 이제 많이 포기했다;

여튼 진통제류는 그렇다 치고 지난 2년 간 팬데믹 겪으면서 건강에 대한 가벼운 걱정은 나날이 거대한 불안으로 변해서… 오늘 세어 보니까 곧 신현joon 이 멀지 않은 거에요 ㅠㅠ
종합비타민 기본이고 오메가삼 (은 이 동네서 흔하니까 그리고 아무래도 내가 살면서 한 번은 혈관 문제 생길 거 같은 거) 프로폴리스(아 이건 우리 비염 때매 ㅇㅇ) 여기다 유산균 (장트러블까지 있는 사람들임;) 먹었는데 마침 똑 떨어졌음 주문해야지.
거기다가 비타민디 (워낙 밖에 못 나가니깐 해를 못 봐서…) 추가로 먹고 또 비타민씨/토코페롤/바이오틴 같이 들어있는 것두 하나 먹어 손톱 피부 영양용; 워낙 화장이고 관리고 안 하니까 너무 기름기 없이 부석부석해지지나 말라고…
여기서 끝이 아니고 비타민씨/아연/엘더베리 (엘더베리가 축농증에 좋답디다 어게인 우리 비염…) 복합제 하나 그리고 주변에서 추천 받은 글루타치온이란 항산화제를 하나 더 먹습니다. 이게 제일 비싸고 성분 센 거.
이 나이에 건강 보조제 8개씩 먹는 완전 돈지랄 미친놈들 같은데 더 충격적인 건 요즘은 안 먹지만 (글루타치온에 밀린) 아직 전에 먹다 남은 실리마린도 있음. 그 전에 일주일에 하나씩 루테인도 먹었엉. 눈 좀 좋아지고 싶어서.

글루타치온 먹은 지는 한 달 정도 됐고 글루타치온 빼고 나머지 정도 먹은 지는 서너 달 됐음. 약효는 모르겠는데 남편이 아침에 일어나는 게 수월하다고 그래서 당분간 바꾸거나 줄이진 않을 듯.
아니 근데 그건 님이 저녁 수저 놓으면 설거지고 뭐고 바로 푹 퍼져 자니까 그런 거 아닐까 싶지만?? 이미 그전에도 너는 꿩처럼 건강했는데???
우야든동 비타민씨는 여기저기 쪼끔씩 들어가 있는데 일부러 권장량 좀 넘겨서 먹는 나름의?? 오버도즈 하고 있고 비타민 디는 겨울이라 더 먹고 있는 거. 나머지는 일일 권장량 넘기지 않으려고 조절하고 있다 조절 한 게 이거임

나도 이렇게 안 해도 되는 거 아는데; 그냥 과일 먹고 운동하면 되는 거 알겠는데ㅠㅠ 한국에 약을 하나도 안 가져가서 안 먹어보니까 어쩐지 피곤하구 어쩐지 컨디션이 안 좋은 거라 와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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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화라니. 내가 저 때 존재하긴 했는데 닝겐이 아니어서 그런지… 하긴 내전이 나면 저럴 수도 있었구나.
민간인 그것도 애들이 섞여 있는 집단이라 스포일러 다 알고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두근

2.  구exchange 배우 보려고 본 거다. 저 배우는 얼굴에 공무원(?)이 없는데 보는 작품마다 어째 공무원이야. 군인 군인 대사관직원. 뭐 디피는 징병제로 끌려간 거니까 뺄까나.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인데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고 드라마틱한 장소에서 드라마틱한 죽음을 맞는 역. 그게 너무 어울려서 오히려 다음 작품엔 안 그렇게 나오면 좋겠음 딱 죽을 거 같은데 너무 그렇게 죽잖아.

이 배우는 얼굴 크기와 키에 집착하는 듯한 한국 배우 풀에서 꽤 작은 체구, 특이하게 히힝거리기도 까랑거리기도 하는 목소리 거기다가 스물인지 마흔인지 나이를 알 수 없는 마스크 때문에 (볼 때마다 나이 검색함…) 주연급이 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뭐든 다 때가 있고 잘 하면 쓰임은 찾아오기 마련.
어쨌든 이 배우는 좋아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나오는 작품 다 볼 거 같음 꿈의 제인도 봤고요 반도는 여기서 개봉해서 영화관에서 보고.
나 아직도 “어머 민정씨 살아있었구나아아…” 그 대사 따라 함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자를 무슨 미용실에서 깨진 계모임 계원 만난 듯이 친 게 너무 인상적이어서. 당연히 일부러 그렇게 했던 거였겠지. 여튼 그 톤이 서 대위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듯 해서 좋았다고

+ 이성적으로 끌린다는 건 아닌데 째랑째랑한 목소리 요즘 좋아 키범이도 그렇고 국요환씨도 그렇고 귓가에 째쟁쨍쨍 꽹가리 치는 같은 느낌


3. 허주노 배우는 매끈하지 않고 관리 안 한 느낌으로 늙었는데 그게 확 풍파를 거친 듯 해서 좋다 그런 식으로 늙은 모습이 매력 있음 물론 잘생겨야 하지만
기뮨석은 뭐 미모는 모르겠구 난 미성년에서 이정은 바우한테 주차비 삥뜯기는 씬 너무 좋아서 앞으로 계속 뜯기는 모습 보여주면 좋겠어 (?) 쪼끔 덜떨어진 인간인데 나름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는 역? 그러고보니 여기 아내 역 분이 그 때 그 임신한 내연녀 역 했던 분.
다들 zoin성 구exchange 보러 갔겠지만 이 두 배우가 흐름을 만드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음

영화랑 전혀 다른 얘긴데 전에 트윗에도 쓴 거 같지만 나 포타에서 허주노로 중년의 임신수… 그것도 되게 병약처연한 캐릭터로 팔리는 거 봤다??? 아 정말로 어쩌다가 읽었어요 진짜야 뭐 잘못 클릭해서 그런 거라고 ;-; 여튼 그거 본 다음부터 약간 혼돈 왔음 아니 요즘 세태의 오지콤이란 게 그런 거야??? 내가 뭔가… 지금 뭔가 중요한 걸 놓친 거야??

검사제 강참치왼 기뮨석른 을 목격했을 때만 해도 아 참으로 세상 취미의 다양함이란 시발존나… 이루 말할… 수가 없구나, 내가 평생 그저 아이돌 꽃다발로 엮고 노는 걸 보다가 갑자기 기뮨… 석을 그것도 강참치가 자빠트리다니 야아 요즘 애들이란 ㅉㅉ 하고 말았는데 허주노랑 임신 을 동시에 한 문단에서 읽은 것 자체가 … 너무 혼란스러웠다
내가 아는 그 배우 말고 뭐 동명이인이 데뷔를 한 간가 아니면 쩜오디 하는 애들은 단체로 약을 빠는 건가ㅠ
내가 기억하는 이 배우는 젊어서부터 쭈욱 덩치 큰 대형견 속성의 정 많은 의리남, 딱 한국이 좋아하는 한국적 남성형인데 더구나 동안 타령에 삥 돌아버린 시대에 도리어 본래 잘생긴 얼굴에 주름을 자글자글 만들어서 동년배보다 훨 들어보이는 역을 맡는 배우인디
세상에 그 사람을 갖다가 갑자기 알오로 먹는… 요즘은 일단 티비에 나오는 제법 그럴싸한 늙은 남자는 전부 포타로 데려다가 젊은 미남자 씨받이로 학대하고 보는 건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게 맞는 거 같다

뭐 나두 … 셜존 팠으니까 할 말 없어 셜존 팔때도 베니 같이 못생기고(머리 볶던가 얼굴에 빡세게 뭘 하질 않음 좀 노답인데 뭐 됐고 내 마음 속에서 잘생겼었으니까 됐어) 마틴 같은 마른 대추st도 잘 팔리는 세태에 대해서 당시 덕질 하던 사람들이랑 역시 연기력을 바르면 뭘 해도 된다는 평가를 내렸던 적이 있음 남들의 변태 성욕을 내가 뭐랄 수는;

4. 순전히 편견이지만 목소리 때문인지 장신 미남 계 배우 중 목소리 때문인가 개중 부티 (랄까 그 있잖아요 고상함? 우아함?) 덜 나는 배우 라고 생각하는 zoin성은 여기서도 쫌 그랬다 그게 이 배우를 좋아한다면 좋아하고 별로라고 한다면 별로라고 생각하는 이유임
뺀질뺀질 약삭빠른데 맘 한 구석은 약해서 위태로운 그런 사람 있자나 가죽은 멀끔한데 출신이랑 알맹이는 그냥 그런 그래서 더더욱 모성애 자극하는.
그 대척점에는 현bin이있는 거 같다 이쪽은 또 뭘 해도 사연 품은 왕자 같이 보임 얼굴에 흙칠 해도 입을 열면 아 저 분이 저기서 저럴 분이 아닌데 저 수난을 겪고 있구나 하지만 근본은 고귀한 게 아닐까 하는
현은 만추에서 처럼 호스트로 나와도 아 저 사람이 저런 상황에서 유부녀를 꼬시는 입장이 된 것에는 애달픈 비극이 있겠다 집안이 망했을까 떠맡은 빚이 있을까… 싶은 거야
하지만 조가 호스트로 나왔던 그겨울에서는 아 저 얼굴로 돈 빨리 벌고 싶었네 김범이랑 한 탕 잘 하겠네… <

이 모든 건 그저 화면 속 외모 목소리 제스처 연기 보고 하는 얘기일 뿐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고 하는 말. 여튼 조 가 좀 더 비열하고 욕망에 약하면 정재리가 연기한 몇몇 배역 같은 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5.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들었다. 달님은 블랙호크다운이 많이 떠오른다고 했는데 나는 안 봐서 모른다고 했음;
나름의 방탄(…) 차에 어린 애와 민간인을 실은 채 얼마 전까지 민간인이었던 반군이 무자비하게 총을 휘두르는 도시를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쫄리더라. 다른 영화에서 본 정예 부대 간의 공방전보다 훨씬 더 몰입됐다. 대단한 임무도 남도 북도 없이 그냥 밥 한 끼 먹고 살아 남는 일이 불가능해졌을 때의 공포. 내가 상상하는 대량 살상의 시작은 좀비 아포칼립스나 핵전쟁보다는 테러리즘이야 내 옆에 존재하는 보통의 사람이 의견이 혹은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건너편의 사람을 죽이는 것.

잘못하면 그 시절 국보법에 위반되는 걸 알면서도 이 시간에 밥은 먹었는지 묻는 건 (의도치 않았겠지만) 웃겼다. 아유 그놈의 밥밥밥. 근데 애들 밥 굶었다는 말 듣고 대문 밖으로 내칠 수는 없잖아 세상이 무너져도 애들 밥은 먹여야 한민족이지.
거짓 보고서가 수하의 단독 행동이었는지 부터 따지는 거 외교에선 명분 표현 관례 같은 게 상당히 중요한 거라 들었는데 적대 관계라 해도 우선은 그런게 중요하다는 정서가 통하는 사람들이라 같이 탈출이 가능했겠지.
그래서 마지막의 그 다급한 작별, 사실 작별도 아닌, 눈도 한 번 못 마주치는 헤어짐이 씁쓸했다. 총알이 쏟아지던 차 안에서는 서로 막아주고자 끌어안았던 사람들인데 보는 눈 앞에서는 모르는 척 가야 하는.


6. 달님이 류 감독은 한국인이 낯설고 물선 외국에 가서 고생하는 얘기를 좋아하나보다 그랬다. 군함도도 베를린도. 그렇다면 엘에이 한인 폭동 때의 한인타운 얘기 같은 것도 볼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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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내가 4년 반 동안 한국을 못 갈 줄 몰랐고 이놈의 역병이 2년 넘게 지속될 줄도 몰랐으며 출발하는 날 아빠가 뇌경색이 올 줄은 더더군다나 꿈에도 몰랐지. 공항 가기 30분 전에 엄마 문자 보고 패닉해서 남편은 현관문 열다가 나사 빠져서 문 손잡이 빠짐… 그 상태로 비행기 탔다.
우린 원래 아무 생각 없이 퍼지게 (사회적으로 거리는 둔 상태로) 먹고 놀 계획이었거든. 아빠 입원으로 모든 계획이 와장창 된 가운데 그나마 소소하게 식탐을 부려봤지만 계획보다는 미미할 수 밖에… 아빠랑은 당연히 밥 한 끼도 못 먹었고 엄마랑은 오며가며 병원 교대로 스치다가 집밥? 비슷한 걸 두어 번 같이 먹긴 했다. 둘이 앉아서 커피 한 잔 못 마셔본. 남동생도 바빠서 한국 와서 첫 며칠, 가기 전 날 빼고는 얼굴 보기도 힘들었고 대전은 거의 이모랑 할아버지만 계신 상태 나는 엄마랑 병원 교대로 간병.

제일 오래 시간을 보낸 충남대병원 재활센터 복도. 관절염센터를 겸해서 허리나 무릎 수술을 받은 노인 분들도 많지만 어린 아이들과 이제 내 또래쯤일 젊은 부모들을 보면 좀 더 마음이 그랬다. 나야 자식이 없지만 부모 아픈 마음보다 자식 아픈 마음이 더 무겁겠거니…



상황이 그래서인지 시집인 부산 가족들이 보는 게 마음이 더 편했다. 우선 우리 집보다는 사회화가 더 잘 된 분들이고 (…적어도 필터가 있다는 말씀) 가서 그냥 푹 쉴 수 있었으니까. 어머님은 차도녀 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귀여우신 것 같다. 뭔가 오랜만에 본 새끼들에게 너무 해주고 싶으신 게 많은데 우리가 못 따라드리는 느낌? 부산은 눈 뜨자마자 삼겹살 삼치전 닭도리탕 떡볶이 순두부찌개 가 줄 서 있는(…) 그리고 먹으면 등 지지고 떡이나 고구마 먹으면서 누워있음 이게 바로 행복한 돼지인 걸까 ㅇ_ㅇ

우리 집은 일단 코로나땜에 엄청 찔 줄 알았더니 그렇게 안 쪘네? 아니다 얘가 옷으로 가려서 그렇다 당장 벗겨보면 살이 한 바가지다 등 인신공격부터 그래도 결혼했으면 남자랑 안 살아도(??) 애는 하나는 낳아야 한다는 임신공격까지 후두룩 연타로 때리는 사람들이라. 아니 남편이랑 안 사는데 애는 왜 낳아 쟤가 걸어다니는 정자은행이야 뭐야
다 너 좋으라 하는 얘기다 여자는 남편은 없어도 애는 있어야 한다 딸이면 좋은데 안 되면 둘은 낳아봐라 (?) 라는 도저히 진보인지 보수인지 모를 메세지를 주는 엄마는 올 해 싹 (내 몸을) 산전 검사하고 살 빼고 엽산이며 비타민을 먹고 준비해서 내년에 (내가) 애를 만들어서 후년에 (내가) 애를 낳아 후후년에 당신의 첫 손주 돌잔치를 하는 그런 계획을 (나 없이) 세웠는데.... 당장 아빠가 병원에 드러눕는 바람에 망했다고 아빠를 은근 구박했다.

뭐 여튼 우리 집보다 훨씬 점잖고 조용한 부산 집이 좋더라고. 어머님도 물론 손주를 바라시지만 나한테 직접적으로 낳아라 보다는 하나는 있으면 좋겠다- 정도셔서 뭐 그러려니. 그 연세에 애 안 낳는 부부 이해하시길 바라는 것도 무리인 거 나도 알고 있음.
아 그리고 언니들은 확실히 오빠보다 좋다(?) 오빠도 물론 좋지만 역시 언니가 최고야... 새언니든 시언니든 역시 언니는 좋은 거야
한 집에서 자라도 똑같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큰누나는 상냥다정해서 의지가 된다면 작은누나는 유쾌하고 긍정적이라서 좋아. 아주버님들도 다 좋은 분들 같은데 사실 아주 잘은 모르겠고 아주버님들이란 호칭이 입에 안 익어서 (결혼하고 뵌 횟수가 손에 꼽히다보니;) 무심코 형부나 오빠로 부를까봐 걱정 돼 정신줄 챙기라고ㅠ 그나마 다행인 건 큰 아주버님은 남편이랑 띠동갑이니 편하게 오빠라고 부를 범주를 넘어가셔서 아직 그 실수는 안 함 작은 아주버님한테는 오ㅃ… 까지 나올 뻔한 적 있음 ㅠ
물론 우리 집은 촌수나 항렬이 나이에 안 맞아서 내가 올 해 5촌 조카사위를 봤고 (잘하면 내년에 이모할머니 됨) 남편은 결혼 직후 유치원도 안 간 사촌 처제가 장난감 만지던 손으로 과일 조물락거리다 강제로 입에 넣어주고 (…) 그랬지만

그리고 서울 가있는 남동생은, 참 귀엽고 쫌 대견하지만, 역시 걱정되는 존재다. 저거 똥기저귀 차고 다닐 땐 저런 것도 커서 사람이 되기는 되나 싶었는데 이번에 보니 어찌어찌 뭐 대애충 사람은 된 거 같거든. 근데 사람이 된 뒤에도 걱정이다. 남편도 누나들한테 그럴까? 누나들이 결혼 전에 쟤가 막내라 아무 것도 모른다고 여러 번 말해주신 거 같긴 한데.... 네 그러고보니 참 뭐 모르는 게 많더라구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내 눈 내가 찌른 거니 알아서 데리고 살아야죠...
그래도 갈 때 동생이 공항까지 데려다줘서 제법 편하게 왔다. 나 가끔 소름끼쳐 얘 나랑 너무 닮았어… 3년 만에 봤더니 그 사이에 눈 다크서클 밑에 점 생겼는데 그것까지 닮음

옴이크론 덕에 12월 초 주말 공항은 진짜 사람이 없었습니다…


어쨌든. 4년 반 만에 가서 처음으로 엄마아빠랑 안 싸웠고 (라기보다는 그랬다간 너무 빅불효가 되는 상황이었고) 친정 가서 고생하고 시집에서 늦잠 자고 시어머니 밥상 받는 팔자 좋은 며느리가 되었다.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다 못 만나고 ;-; 더 보고 싶은 사람들도 더 볼 기회가 없었지. 그게 좀 아쉽지만 또 이시국 상 내가 나대고 다니는 것도 민폐였겠지 싶다.

표 끊어놓고는 뭐 평일에 제주도를 가네 시간 안 맞음 서울 호캉스를 갈까 강릉 투어를 갈까 이랬지만 제일 자주 간 곳 충남대병원 여유있게 쉬었던 곳 부산 엄궁동 집 가장 유명한 곳 명지신도시 불륜핫플의 카페
명지가 신도시라 작은언니랑 친구분들이 사는 주택가 아파트촌은 부산답지 않게 길 넓고 반듯하고 깨끗하고 갱장히 좋은데; 바닷가+모텔촌+먹자골목+골프연습장+대형카페 모여있는 곳은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안 날 수가 없더라.
유튜브에도 올라온 모 로스터리 카페. 불륜하러 간 건 아니고 남편이랑 갔을 때 늦어서 문 닫아서 외관만.

처음으로 광안대교를 차로 지나가봤다 역광에 흔들려서 사진은 엉망이지만 부산은 참 예쁘고 신나는 도시 그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곳에서 달님 같은 노잼맨이 배출 된 게 신기함



무엇보다. 몇 년 뒤에는 한국에 들어와 살아야겠지 않나 아니 적어도 한국에 자주 들어올 수 있는 쪽으로 진로를 바꿔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방문이었다. 시간이 나에게만 흐르는 게 아니니 당연한 일이지만 양가 부모님의 노화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빠도 그렇고 어머님도 그렇고…
땡님이랑도 얘기했지만 진짜 사람 앞일 모르는 거라 내년에 봐요- 하고 온 다음 장장 4년을 못 왔으니 이런 일이 또 없다고 어떻게 장담을 하나.
그래서 아빠 컨디션이 3주 만에 지팡이 하나만 있으면 혼자 걷겠다 싶게 훅훅 좋아지는 동안에도 퍽 심란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줄곧 20년을 여기서 살았고… 한국에 가서 사는 것에 대해 언젠가 막연히 때 되면 돌아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시민권도 안 따고 있었지만 문득 생각하니 진짜 그럴 수 있나? 고민하게 되는.
엄마아빠 앞에서는 걱정 하지 말라고, 아빠가 악화돼서 병원 생활을 앞으로 더 오래 해야 되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 먹여 살린다고 큰소리는 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아무말 대잔치였음을… 내가 또 경솔하게… 내가 또 그런 잘못을…

지금으로서는 갱장히 혼돈의 시간임 동시에 여기 생활을 놓을 수도 없어서 야근을 하는데; 아빠는 오히려 왔다갔다 가능하게 사업하는 게 어떠냐고. 엄마아빠는 월급쟁이로 안 살아봐서 이 속편함을 모르는갑다 아 난 모르겠고 내 월급 주세요 난 출근했으니께 내 돈 달라고 이게 얼마나 좋은 건디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내가 5년 뒤에 한국 가면 재취업이 쉬울까.

쉬러 갔다가 고민만 잔뜩 얻어 왔지만 그래도 아빠 아플 때 마침 가서 간병을 할 수 있었던 건 정말 다행이었고, 부모님이 늙는 걸 실감하는 건 조금 슬펐다. 그 와중에 엄마가 카드를 준 건 좋았다. 근데 엄카를 쓸 시간과 여유가 없었고 또 남편이 못 쓰게 했어 (…) 아 왜! ㅠㅠ

그리고 제발 이 시국 좀 끝나게 해주세요… 3주간 코쑤심 5회 실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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