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편이가 소닉케어 어쩌구 하는 전동 칫솔을 하나씩 쓰자고 주문했다.
나랑 사는 이 분은 소형 가전 매니아임. 우리 집 청소기가 세 대고 아이패드부터 티비까지… 아오 말을 말자.
여튼 그걸 처음으로 써봤는데 음파형 이라서 간질간질하다. 고로 이 닦으면서 자꾸 실실 웃는 사람이 되고 간지러우니까 입을 다물 수가 없어 잇새로 침을 줄줄 흘리게 됨… 이거 이러는 거 맞어…? 실없는 사람만이 건강한 치아를 가질 자격이 되는 건가??

2. 가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새 집에 이사온 뒤로 어림 잡아 9천 불은 쓴 거 같다.

일단 쏘오니의 77인치 티비, 가죽 소파, 킹사이즈 침대랑 침대 프레임을 산 걸로 6천 불이 훌쩍 넘어. 티비는 디스플레이 모델을 산 거라 돈을 쬠 아꼈고 가죽 소파는 유명 이태리 가죽 어쩌구를 아는 집에서 중고로 샀다. 놀라운 건 아직도 2층 거실에는 가구가 암 것도 없어서 최소 소파 하나 의자 두 개는 사야 한다는 거… ㅠ
또 집이 커지니께 너무 살림이나 가구 없이 훵하면 쫌 그런 거야. 식탁 옆에 놓을 사이드보드, 다이닝 룸이 넓어서 뭐라도 채워야 함 사이드보드 있으면 수납하기가 좋아.
또 침대 옆 나이트스탠드도 사야했지 방이 넓어서 뭐라도채워야 함2 주말에는 이 나이트스탠드에 올려둘 램프 사러 감.
그리고 티비스탠드도. 원래 있던 티비선반은 이사하다 부서졌다 ㅠ 이미 곧 돌아가실 상태였고 우리 티비가 커져서 뭐라도 사야 함3.
커피머신 올려 놓을 카운터는 원래 쓰던 애가 낮고 가벼운데 우리 부엌 바닥이 평평하니 고른 형태가 아니라서 가벼운 가구는 흔들리고 수평이 안 맞더라. 그래서 남편이 고민을 좀 했었다. 아무래도 세상에서 수평 안 맞는 거 제일 못 견디는 사람과 사는 내가 잘못임
요렇게 네 개가 또 천불이 좀 넘었음. 돈이 돈이야 물이야?!

그리고 잔디깎는 기계 세트 5백불. 내가 집 구매기에 쓴/쓸 거 같은데 여기는 모든 집이, 정말 지나가며 본 모든 집이, 잔디 관리를 개빡세게 한다. 우리가 잔디깎이 기계 알아보는 사이에 우기가 찾아와 비가 많이 왔는데 잔디가 갈대밭이야 뭐야 싶게 자랐어. 우리 골목 뿐 아니라 차 타고 지나가며 보는 모든 집 중에 그런 지저분한 집은 따악 우리 집 뿐임. 기계는 없지만 잔디밭에서 약 치고 잡초 뽑고 나름 신경을 썼지만 증말 심란하더라. 다른 집에서 우리 집 잔디 보고 손가락질 하는 거 아니냐며… 옆집 아저씨가 내 인사 건성으로 받아주는 거 우리 집 잔디 지저분해서 그런 건가 하고 자격지심 생길만큼 (…)
하필 옆집은 정원 가꾸기에 목숨을 거시는지 기계로 하기 힘든 잔디 테두리를 할주머니께서 쪼그리고 앉아 가위로 다듬어 깎으심… 광기가 느껴질 정도.

그리고 물걸레 청소기랑 스팀 청소기. 우리 집에 이미 그 왜 다들 쓰는 그 다이슨이랑 죽어도 고장 안 나는 밀레가 있거든요…? 거기다 이 집은 카펫 바닥도 없음 근데도 러그랑 소파 때문에 꼬옥 스팀 청소기를 사야한대. 그러더니 하드우드랑 타일은 걸레질 해야 한다구 물걸레 청소기를 사더라? 야 우리 남편이 이 인플레이션에 정말 애국자다 애국자, 자기 조국도 아닌데 내수시장을 다 먹여살려.

여튼 거기다가 이사 하기 전 짐 줄인다고 안 샀던 자질구레한 생필품이나 새 집에서 필요한 샤워 커튼이며 남편이 티비 옆에 놓고 쓴다고 산 오디오 스탠드 였나 (뭔지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고…) 등을 사는 데에 한 5-6백불.
살다가 이런 인플레에 이렇게 돈을 물 쓰듯이 쓰는 날이 올 줄이야. 근데 내 거는 하나도 없네… (…)

3. 당연히 집 사느라 돈 쓴 보람도 있다. 요즘 남편은 출퇴근 왕복에 채 30분이 안 걸린다 전에는 퇴근만 4-50분이었는데. 나도 출근이 45분 안쪽, 버스 한 번이면 끝.
그래서 그런가 요즘에는 평일에는 짜증이 안 남 (주말에는 싸운다는 소리) 둘이 퇴근해도 5시 전이라서 저녁 전에 잔디를 깎거나 청소기를 돌릴 할 여유가 생겼다. 이래서 출퇴근이 중요하다고 했나봐… 남편은 이직 얘기가 쏘옥 들어갔다.
우리가 워낙 심한 집콕 체질이신 하지만; 요즘엔 차에 기름을 3주에 한 번 꼴로 넣는다. 이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기름이 나는데도 기름이 비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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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요일에 우리 집 가든 박스 (나무로 만든 텃밭)에 마치 누가 심은 것처럼 잘 자라고 있던 명아주를 다 뽑아제꼈다.
요즘 비가 많이 와서 잔디가 예쁜 건 좋은데 잡초까지 무성파릇초록 한 게 똑 꼴보기 싫더라고 우리 집에 자리를 차지할 거면 대출이라도 좀 같이 갚던가…

여튼 명아주는 산시금치? 라고도 불린다더니 뿌리가 진짜 얇고 붉은 거이 시금치 같았다. 잡초 중 좆밥이란 소리죠. 초등학생과의 싸움에도 진심으로 덤비둣이 광인같이 손으로 다 죄뜯어서 뽑아냈음 후후후
최약체는 이겼지만 클로버랑 민들레가 문제다. 가든 박스는 흙이 기름지고 젖어서 쑥쑥 뽑히는데 잔디밭에 뿌리내린 민들레는 기구로 뽑아내던가 (그럼 땅이 패인다) 농약을 쳐야 함 (농도 조절 잘 해야 돼). 클로버는 낮게 뿌리내려서 덜 거슬리지만 어쨌든 얘도 뽑던가 약 치던가.
문제는 화단의 잡초인데… 여기는 약을 치면 다른 식물이 죽고, 뽑자니 쉽지 않다. 잡초에먼 닿게 뿌리라고 하는데 그게 될까요ㅠㅠ
여튼 요즘 완전 잡초무새가 되어 남의 집 정원만 쳐다보고 다님

2. 세금 수업 듣는데 강사가 너무 재미있어. 스스로가 텍스너드라더니 (진짜 너무 별로인 표현, 귀엽지도 신기하지도 않아) 케이스 스터디 얘기를 아주 열정적으로 하시더라.
물론 주제와 연관되어 대표적인 케이스거나 아주 복잡해서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건 위주로 뽑아서 얘기해서 그런지 몰라도 님들은 지금 세금 걱정할 때가 아니자나요  … 싶은 케이스가 많지만 어째뜬 수업이 간만에 재미있었다

그러고보니 파이썬 배운다고 한 지 반 년 째 그동안 배운 거 잡초 뽑기 뿐인 것을

다음 수업은 파이썬 들어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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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사 한 지 3주 됐다.
야 내가 쓰레기를 짊어지고 살았구나 ^^ 근데 또 뭘 수납하려고 하면 둘 데가 없어ㅠㅠ 그래서 벌써 가구 세 가지 샀는데 아직도 너댓 개는 더 사야 됨. 그냥 최대한 싸면서 튼튼한 애를 찾는데도 몇 백 불 금방이다. 가구가 비싼 줄은 나만 몰랐지. 하긴 나는 이케아 물건도 중고로 샀다고 ㅠㅠ

나는 원래 종이쪼가리는 못 버린다. 혹시나 국세청 아님 이민국에서 조사 나올까봐; 뭐 비리 저지를 깜냥도 안 되는 주제에 (저질러봐야 몇 십 만원 단위일텐데??) 대체 뭔 걱정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남편은 그냥… 혹시 나 몰래 되게 부자야? 뭘 이렇게 사놓고 안 써?? 우리 집은 에어팟이 곱게 케이스 쓴 채 잡동사니 옆에 굴러다닌다. 사람은 둘인데 에어팟은 네 개 입니다.
기껏 장만한 예물시계랑 예물반지 갈 곳이 없어 식탁 위에 그냥 앉아있음; 저거 팔아서 은행빚을 갚을까 하다가도 중고가 눈물 나서 못 팔어 ㅠㅠ

2. 새 동네
우리 골목이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이 골목 사람만 드나드는 길이다 보니 동네 사람 금방 다 알겠어.
맞은편엔 10대 남자애 (중동계, 농구 좋아함 인사 묘하게 성의 없어서 웃김 ) 그 옆집 남자애는 그저께 그 근처에 사는 귀여운 여자애랑 우리 잔디 (돈 받고) 깎아줌. 열 한두 살 짜리들이 우리 이제 잔디깎이 비지니스 할 거에요! 하는데 어 그래 가라- 할 수가 없다 으으으 너무 귀여워.
바로 옆집은 그림 같은 4인 젊은 가족이 산다. 여자분이 아주 상냥하고 가드닝을 좋아하신대. 저는 손에 흙을 안 묻히는 게 목표인데요… 하지만 이런 동네는… 정원 안 가꾸거나 집 외관 관리 안 하면 눈치 보임ㅠ

3. 외식 망

동네 유명 국밥집 반찬이 싱거워진 건 뭐 그러려니 해. 원래 내 입에는 좀 짜기도 해서. 남편은 뭔가 그 전형적인 파는 움식 맛이 그리워서 간 건데 살짝 실망했다고.

근데 이틀 기다려서 배달 받은 감자탕이랑 족발이 태어나서 먹은 것 중 젤 노맛인 거 어떡해? 감자탕이고 족발이고 달아서ㅠㅠ 적디 적은 족발도 남편이 먹다가 남겼다.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족발에 풋고추랑 마늘 곁들여 먹었음 달고 느글거려서. 난 족발 안 좋아해서 잘 안 먹지만 그래도 기대했는데.
감자탕은… 아니 돼지뼈를 오래 우리는데 왜 감칠맛이 없어요 감칠맛은 빼고 줬나;?거기다가 배추를 넣었는데 고깃국엔 배추를 잘못 넣으면 국물이 아주 들척지근해지잖아. 그래서 간을 세게 하고 양념도 많이 넣어야 하는데 어쩐지 달고 밍밍하다. 먹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된장 액젓 들깨가루 콸콸 했는데 못 살려.
내가 집에서 끓이는 게 낫겠다고. 돼지뼈 피 빼고 삶는 냄새 나는 게 싫어서 안 하는데 이러시면 그냥 집에서 끓여먹을게요… 번거로워서 그렇지 돼지뼈에 우거지나 시레기 넣고 된장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들깨 듬뿍 넣으면 양념 맛으로라도 중간은 가는 그런 음식인데ㅠㅠ

그리고 이 백인 나라에서 햄버거까지 맛없음 진짜 노답인데 오늘 먹은 햄버거 짜고 패티 맛 없고… 감튀조차 맛이 없더라 푸석푸석하고.
맥ㄷ날이 그래도 음식 잘 하는 거였네… 앞으로 새로운 거 도전하지 말자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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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심

애초에 투자로 한 몫 크게 벌어보겠다는 뜻은 없다. 우리는 로또도 안 사고 마트 경품 추첨도 응모 안 해. 해봐도 라면 한 봉지 당첨이 안 되더라… 결국 내가 벌어온 돈만 내 돈이다 요런 마인드란 말.

근데 이동네 주택 시장이 연말부터 미쳤거든요. 미국 버블만큼은 아니지만 옆 주 대도시들은 월급쟁이가 모아서 살 수준을 지나버려서, 이제는 그나마 벌어서 집 살 수 있는 이 동네로 그 돈이 몰린대.

내가 아 이제 주택으로 가야지 생각 할 때가 1년 쯤 전이었는데 그 사이 부동산이 15%는 올랐다네? (이 나이에ㅠㅠ) 부모님도움 플러스 자잘한빚털기 플러스 돈안쓰고존버하기 를 해서 집 살 타이밍이 되니까 집값이 이렇게 올랐습니다. 내가 화가 나 안 나?!
도움을 받은 이유는 뭐 역시 우리한테 돈이 없어서고 (…) 그리고 부모님께 약간의 현찰이 생긴 때문. 이건 또 지난 연말 한국 행에서 비롯된 일인데 그건 다른 얘기고 하여튼 주택으로 가려면 돈이 더 필요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주택은 아니고 쪼끄만 타운하우스라서 역시 가격도 쬐끔 올랐지. 이거 팔고 빚 털고 남은 돈으로는 어디 갈래도 갈 수가 없어. 집 한 채 있는 거 팔아도 다시 그 집만한 걸 사기가 어려운 상태… 이마저도 돈 겨우 닥닥 긁어모아 산 거라 사고 난 다음 한동안은 허덕허덕했는데ㅠㅠ
지난 수 년 간 우리가 그랬단 말야 이사비용과 들이는 시간을 생각하면 동네를 업그레이드 하던지 집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아니면 이사하는 거 크게 의미 없다고. 근데 보니깐 가만히 있는 게 더더욱 제일 아주 매니 의미가 없음 (…)
내가 산 이 작고 소듕한 타운하우스가 아무리 새 거고 컨디션이 좋아도 주택 집값 오르는 거 보니깐 그냥 그런 집이라도 주택이 낫구나. 대출이 나온다는 전제 하에 주택 사서 그 대출 갚는 게 낫것다는 결론.

2. 여튼 그래서 집을 헐레벌떡 알아보고 동시에 대출 신청을 시작함. 집값만 오르느냐 이자도 오른다 이거에요… ;-;
그리고 곧 깨달은 건 우리가 생각해둔 동네는 당연히 남들도 좋아하는 동네고 내 눈에 괜찮은 집은 남들도 좋아한다는 뻔한 진리. 안전하고 시내 가깝고 마트 가깝고 비교적 신도시면 20%도 넘게 올랐다. 예전에는 야 이거 다운타운에서 너무 멀지 않냐?? 싶어 내가 안 간다고 했던 곳들도!! ㅠㅠ

그 놈의 집 찾느라고 애도 없는데 학군 지도까지 챙겨봐야 했어 왜냐 학군이 곧 돈이거든. 한국만 그런 줄 알았죠? 여기도 중산층은 자식 교육 생각합디다 어디는 평판 좋은 사립학교가 있고 거기는 좋은 공립으로 배정 받을 수 있고 쩌기는 과학 특화 영재학교고… 어릴 때는 코 앞에 학교가 있어야 하고 애혼자 학교 다닐 나이가 되면 어디어디 학교가 있는 동네로 가면 좋고.

일단 지금 사는 동네 (곧 전철 들어옴), 지금 동네 북쪽 신도시, 지금 동네에서 서쪽. 크게 세 동네 정도 돌아봤는데 다들 인기 동네라 그런지 대부분의 경우 집 보러 가기 전에 아 벌써 팔렸어요 임. 우리가 딱 인기 많은 동네 인기 많은 사이즈를 보고 있으니깐. 마치 수도권 30평대 신축 아파트 찾는 거랑 비슷한 거지.

3. 비딩…은 못함
여기는 경매하듯 내가 이 집에 얼마까지 쓸 수 있다 가격을 적어서 오퍼를 하는데 어지간한 집은 오퍼가 벌써 다섯 개 열 개가 들어와서 비딩 워 를 하고 있음. 운 좋으면 리스트 된 가격보다 훨씬 더 받을 수도 있고, 시장 따라서는 마구 깎을 수도 있다는 거.

남편이가, 역시 이게 돈보다 체면인 한국인인 게 문제인지 개인의 인간성인지 모르겠는데, 자기는 그렇게 경쟁하듯 막 비딩 붙여서 가격 올리는 집은 들어가기도 싫대. (아니 저기요 애초에 우리는 돈이 없어서 못 들어간다고) 그리고 너 같으면 내 집이 핫한 마켓의 핫한 동네고 이걸 윗돈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래비로 줄을 서는데 경쟁 붙여서 젤 가격 높은 걸 고르지 않겠니…? 호옥시 또 나만 뭐 바닥쌍것이라 비싼 물건 사고 팔 때는 가격이 제일 중요하니…? 원래도 이 사람은 매너랄까 양식 같은 걸 좀 따지는 편이긴 하지만 쌩돈이 수 천이 달린 건디??
이 사람이랑 살면서 앞으로도 투기로 큰 돈 벌기는 차암 어렵겠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럴 생각도 없지만 여튼 내 눈 내가 찌르는 거지. 그런 점이 좋은 부분도 있어 적어도 어디 가서 돈 몇 푼 때문에 쪽팔린 짓거리는 안 하고 다니니깐… 사실 뭐 이건 성인이면 안 해야 할 짓이지만…

3. 중개인
집을 보러 다니려고 중개인을 둘 소개 받았는데 한 분은 백인 남자라 남편이 싫대. 남편 남혐 얘기 여기서도 했던 거 같은데 하여튼 이 사람이 남혐 맥스라서 (…) 다른 친구가 소개해준 중국계 여자분이랑 하기로 했다. 일단 여자고 (…) 우리는 아무래도 중국계를 선호하니깐. 전에 썼지만 중국인들 금전감각은 점잖게 체면 따지는 한국인들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생각해보니 그 분이랑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일단 아주머니라서 (ㅇㅇ 편견) 부엌이나 화장실 같이 작지만 잘못 되면 큰 돈 나가는 곳을 다 꼼꼼하게 봐주는 것 같았고.
같은 동양인이다 보니 뭐가 필요한지 중요한지에 대해서 말 안 해도 아는 게 많았다. 혹시 너희 부모님이 풍수 신경 쓰시니 < 이런 질문도 하시고(…) 풍수에 나쁜 현관 문 방향 이 있다던가;?

여기는 계약 시 파는 사람만 양쪽 중개인에게 중개료를 내고, 사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안 낸다. 그리고 구매자 중개인은 대개 구매자에게 선물을 해줘 작게는 상품권 크게는 소형가전 등. 그런데 이 분 덕에 우리가 돈을 아끼게 된 게 고마워서 우리도 선물 하고 이 분은 우리에게 꽃이랑 와인을 준비해 주셨다. 다시 한 번 역시 큰 일은 여자다;!!! 란 걸 느꼈고 다음에도 (집을 살거나 판다면???) 이 분이랑 거래하지 않을까.

4. 가지가지
여튼 우리 남편공주 모시고 집을 보러 다니는데 야 아무리 핫한 마켓이어도 집이 이 꼬라진데 남들 보고 이걸 보러 오라고 하냐?? 하는 집이 몇 채 있었다. 아니 솔직히 많았어. 집 사진 보자마자 이건 뭐 동네 성황당이냐 싶은 집은 아예 보러 가질 않음 자기 살림살이 정돈도 안 하는 사람이 목조주택 관리는 제대로 하겠나 싶어서.
그리고 차고나 화장실에서 담배 뻑뻑 피우는 새끼 누구세요… 너의 가장 큰 재산을 고작 담배로 조지고 싶단 말야??? 사람이 집을 온다고 했음 적어도 탈취제나 방향제라도 뿌리라고 내가 내 남편 담배 냄새도 안 맡는데!!

나는… 최근에야 깨달은 건데 나는 아주 깨끗하고 빤뜻하고 쌔거쌔거인 쌔동네가 좀 별루다? 느슨하고 낡고 조용한 동네가 편해. 대전도 부산도 걩냼같은 새동네보다 구도심 돌아다니는 게 좋더라고; 응 아주 시골사람임
지금 동네도 지어진 지 15년 쯤 됐으니 그리 쌔거가 아닌데도 그 신도시 특유의 그 분위기가 아직 있거든. 그게 나는 싫음. 그런데 오래 되고 안정감 있는 동네는 대개 뭐다? 교통이 좋다. 교통이 좋으면 뭐다? 비싸다. 그리고 오래 된 동네는 집들도 아아주우 오래 됐다.
본토에서 전쟁 한 번 안 겪은 이 나라는 1910년 대에 지어진 목조주택에도 사람이 삽니다… 중개인들이야 이런 데가 로케이션이 최고네 이 시절의 건물 자체가 good bone 이네 하지만 선생님들 양심 어디? 구리 파이프에 나무지붕 부엌 한 칸 실화…?
한 7-80년대에 지어졌어야 아 그때는 인건비랑 자재가 싸서 건물도 내실있게 지었다 예쁘진 앉아도 튼튼하긴 하다- 가 되지 사진만 봐도 떡대 좋은 나랑 남편 둘이 들어가서 허리 펴면 집 바닥이 폭삭 내려 앉게 생겼어 이거야말로 노인학대 아니냐고여ㅠㅠ

일단 이렇게 사진이랑 스펙으로 한 번 거르고 난 다음 집 구경을 가고 간 다음에 맘에 드는 집이 있으면 오퍼를 넣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우리가 좋아하는 집은 남들도 좋아한다니까? 그래서 두 번 연달아 똑 떨어지고 세 번째 만에 우리 오퍼를 받아준 집이 생겼다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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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산다고 대출 수속 한다고 이사 준비 한다고 바빠서 (정작 대출을 가능하게 한) 회사 일을 거지같이 했던 한 달
하필이면 또 지랄 같은 분기 정산이었고 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신입이는 열심히는 하지만… 그래도 신입이니껜;
내가 일을 못 한다는? 따라잡지 못한다는 기분 진짜 싫은데, 요 며칠도 약간 그런 느낌이라 하루에 10시간 자발적 강제오버타임 하면서 버텼다 생산성이 떨어지니깐 시간이라도 갈아넣자는 무식한 생각.

2. 내일이면 이사.
13일의 금요일에 이사하게 생겼음.
어제 이사 하기 전 마지막으로 집 확인을 하고 왔는데 전 주인의 오래된 가구가 빠지니까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생각보다 넓고 아늑하고.
남편은 처음부터 집을 마음에 들어했고 나는 동네는 좋지만 집은 좀 긴가민가… 였는데 다시 보니까 좋았다. 역시 새 집으로 갔어야 했나? 동네를 좀 포기할 걸 그랬나? 하고 마음에 안 들까 조금 우려했었음 이제 못 해도 5년은 살아야 하는 집인데. 아마 그 뒤로도 5년은 더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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